해야 하는 결혼식이 아닌 하고 싶은 결혼식이란?

경험담

무엇하나 신부의 손을 거치지 않고 완성된 것이 없는 완전한 셀프웨딩, 형식에 얽매인 "해야하는 결혼식"이 아닌 자신들이 "하고싶은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던 혜주&경수님 커플의 그저 감탄이 나오는 리얼웨딩스토리를 만나 보세요!

둘이 떠난 "첫" 해외여행지인 뉴욕과 펜실베니아에서 찍은 첫 번째 웨딩사진

Q 어떻게 해서셀프웨딩을 결심하게 되신 거에요?

A 언젠간 배우자가 될 사람을 만난다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하는 소망이 있었는데 저와 여러가지 가치관과 생각들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났어요. “이런 결혼식은 어때?” “이런 건 어떨까?” 우리가 만들 결혼식을 상상하며 정말 즐겁게 얘기 나눴던 기억이 나요. 

셀프웨딩을 한번이라도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늘 똑같은 30분짜리 결혼식에 이런저런 의문이 든 경험이 있을 거예요. 저희 역시 그랬구요. 신랑신부가 몇달을 준비한 뜻 깊은 날인데, 초등학교 아침 조회 마냥 예식에 집중하지 않는 하객들의 모습도 왠지 슬펐어요.

나중에는 다 불필요한 허례허식 같다는 생각만 강하게 들어 결혼식 조차 하기 싫어 지기도 했어요. 하지만 결혼식이라는 의식에는 ‘우리가 하나됨을 알리는 자리’라는 본질이 분명히 존재해요. 그 본질을 위해서라도 결혼식은 꼭 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구요. 단, 본질을 잊지 말고, 남들 시선 의식할 것 없이, 우리 나름대로의 소중한 시간을 잘 꾸며보자고 결심했어요.

Q 결혼식 준비는 몇 달 전부터 시작하신 거에요? 

A 한 세 달전부터요. 빡빡하게 일정을 잡고 한 것은 아니고 러프하게, 천천히 진행했어요.

빡빡한 일정은 아니었지만, 웨딩에 쓸 모든 소품과 설치물을 스스로 만든 이들

Q 직접 DIY로 준비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거의 모든 걸 직접 준비했어요. 밴드 섭외, BGM 선곡, 장소 데코레이션, 답례품 포장까지 모두요. 

직업이 그래픽 디자이너라 종이청첩장과 모바일청첩장 모두 제 손으로 만들 수 있었구요.

무대에 세워둔 웨딩 아치도 남편과 제가 직접 만든 건데 아무도 믿어주 질 않아요

디자이너인 신부가 직접 디자인한 청첩장,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테마를 정하였다

Q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밴드 섭외와 사회자 선택에 가장 신경썼어요. 

소중한 사람들만 초대한 작은 모임 같은 자리였지만, 어찌됐든 행사는 행사. 모인 사람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야하고 행사가 매끄럽게 이어져야 하며 어설프지 않았으면 했어요. 하객들이 모두 집중할 수 있게 ‘무대’가 있었으면 했고, 그 무대를 멋지게 꾸며줄 밴드분들, 그리고 이 모든 걸 자연스럽게 이끌어 줄 사회자가 제일 중요하다 생각했어요. 

홍대에서 버스킹 중인 밴드의 공연을 몇일간 하나하나 감상하면서 내가 생각하고 있던 분위기와 가장 잘 맞고 실력도 좋은 밴드를 결국 찾아내 섭외하게 됐답니다. 알고 보니 전국 버스킹 경연에서 2위를 하신 분들이더라구요. 결혼식 당일 날의 공연도 진짜 최고였어요.

꼼꼼한 사회자 국민 MC와 예식 당일 밴드 오빠딸의 축가 공연

결혼식이 열렸던 플레이스사이

Q 두 분의 결혼식이 특별했던 점을 설명해 주세요.

A 먼저, 행사가 잘 진행된 데는 친구들의 도움이 컸어요. 친구들이 직접 BGM을 틀어주고, 장소 데코와 드레스 입는 걸 도와주고, 신랑의 부토니에를 달아줬답니다.

결혼식 데코를 하고 있는 신랑신부와 친구들

그리고 식순 안내지에 FAQ를 넣었어요.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을 나름 친절하게 적어두었죠. 가령, 신혼여행지는 어디냐, 신랑은 뭐하는 사람이냐, 신부는 몇살이냐 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이요.

또 하나는 대기실에 꼼짝없이 앉아 하객들을 기다리고만 있는 신부대기실이 싫었어요. 그래서 대기실은 따로 두지 않았고, 길지 않은 드레스를 입고 모두에게 다가가 인사를 묻고 이야기를 나눴었어요.

신부대기실 없이 한분 한분 찾아뵈며 인사하는 멋진 신부의 모습 

Q 정말 멋진 것 같아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이 정말 부러워요. 결혼식에서 두 사람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나 테마가 있었나요?

A 단순해요! "우리 진짜 결혼합니다!"를 알리는 자리요.

Q 결혼식에서 가장 인상적이었고,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요?

A 결혼식 장소에 제일 처음 도착한 분은 다름 아닌 (전)직장상사였어요. 정말 평생 알고 지낼 소중한 사람만! 고민이 된다면 굳이 초대할 것 없다!라며 하객 초대에 대해서는 정말 작정(?)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고민까지 해가며 전 직장상사를 초대한 이유는… 퇴사 하던 날, 그동안 고마웠다는 인사와 함께 감사 선물을 드렸더니 눈물을 글썽거리시며 “결혼식에 초대 안하면 나 진짜 화낼 거야”라고 하시던 그 진심 어린 얼굴이 떠올라서 였어요. 사실… 퇴사 후 연락도 안하던 애매한(?) 사이라… 

과연 오시려나 싶었는데 가장 먼저 도착해 축하의 인사말과 예쁜 선물을 내미시는 모습을 보고, 그분을 향했던 여러 고민들이 참 부끄러워지더라구요. 정말 감사하고 잊지 못할 분으로 남아있어요. 

목화와 들꽃으로 만든 드라이플라워로 만든 부케, 세련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핑거푸드

Q 직접 만든 웨딩을 하기 잘했다고 느낀 점이 있나요? 

A 집에 돌아가 써주신 덕담쪽지를 하나하나 읽어보는데 미소가 얼굴에서 가시질 않았어요. 다음 신랑신부를 위해 쉴 새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예식장이었다면 이런 정성 어린 덕담 쪽지들을 받아보지 못했을 것 같아요.

친구들이 손수 적어준 덕담

Q 그럼 아쉬웠던 점은요?

A 조금 우스운 이야기지만, 결혼식에 고양이와 함께 하지 못한 점이 제일 아쉬워요. 

저희 집에 고양이 세 마리가 있는데, 언젠간 결혼을 한다면 꼭 고양이들도 하객으로 초대하고 싶었거든요. 낯선 장소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고양이들이 받을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사실 실현 불가능한 얘기죠. 대신 고양이와 우리의 초상화를 입구에 쪼르르 세워뒀답니다

언젠간 남편과 나, 먼지, 봉지, 휴지 이렇게 다섯이서 가족사진이라도 꼭 찍고 싶어요.

너무나 귀여운 두 사람과 세 고양이의 초상화

Q 마지막으로 스스로 웨딩을 준비하고 계신 웨딧의 신부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이러한 DIY웨딩을 꿈꾸고 있다가도 주위의 이런저런 얘기들에 흔들릴 수 있어요. 삶의 방식이 남들과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전혀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남과 다르게 살아간다고 비방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결혼에 대한 우리만의 신념이 있다면 소신있게 전진해도 좋다 생각해요.

오랫만에 웨딧에게 신선한 영감과 다시금 웨딩의 정의와 우리가 나아가야 할 지향점, 우리는 신랑신부들에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하는지 등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멋진 웨딩이었습니다. 많은 예비신랑신부들이 참고로 할 수 있도록 소중한 사진과 생각들을 공유해주신 김혜주 디자이너님께 다시금 감사 드립니다.

모든 출처 및 더 자세한 후기는 아래 디자이너님의 블로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http://jugod35.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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