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다. [와니스튜디오]

인터뷰

사람들이 웨딩 사진을 찍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고 싶어서? 청첩장과 포토테이블에 쓰기 위해서? 아니면 다른 사람들도 다 해서?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사진이란 것이 발명되었던 처음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기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진은 빛의 노출을 이용해 순간의 모습을 남기는 '기록'의 예술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찍혀진 사진 자체에 담겨있는 피사체의 모습이 '기록'이라는 의미만을 갖는 것은 아닐 겁니다. 웨딩 사진은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서로의 모습을 담아놓는 과정을 자신의 머릿속에 기록하는 것, 그리고 다시 그 결과물을 보며 그 때의 사랑하는 마음을 다시 떠올리기 위함이 아닐까요?

WEDIT이 이번에 만난 '셀프웨딩을 만드는 사람들'은다시 떠올리면서 서로의 사랑을 곱씹어볼 수 있는 사진의 본질에 충실한 작가, 와니 스튜디오의 최정후 작가님입니다. 인터뷰는 늦은 밤, 종로에 있는 한 치킨집에서 치맥과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Q 웨딧에게 먼저 연락을 주셨는데,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요?

A 검색 하다가 발견한 웨딧 블로그 포스팅 중에 두 분 결혼식이 뉴스에 나간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예전에 와이프와 같이 TV를 보면서 '와 이렇게 결혼하시는 분들도 있구나. 대단하다. 우리도 다시 하면 이렇게 하고 싶다'라고 얘기하면서 본 적이 있었구요. 그런 후에 사이트를 살펴보니 제가 평소에 생각하던 것들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제가 먼저 한번 만나 뵙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Q 평소에 웨딩에 대해 갖고 계신 생각들이란 건 어떤 것들인가요?

A 저는 웨딩 스튜디오에서 10년 가까이 일해왔습니다. 언젠가 호주와 하와이에서 결혼식에 가본 적이 있었어요. 그 곳에서의 결혼식은 신랑 신부들 자신들의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럼으로써 그 결혼식 자체가 특별해진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말로만 하는 '하나 밖에 없는 결혼식' 이 아니라 온전히 신랑신부가 주인공이 된 결혼식, 그런 웨딩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사진을 찍어 전달하는 단순한 사진 작가지만, 다른 의미로는 그들의 행복을 기록해주고 그 순간을 영원히 기억할 선물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찍어낸 것처럼 똑같은 우리나라 결혼문화가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러다가 웨딧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Q 저희와 정말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시네요. 그럼 현재는 어떤 식으로 작업을 하고 계신가요?

A 얘기하자면 긴데, 대형 스튜디오 메인 실장으로 있다가 나왔습니다. 어떻게 보면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메리트가 있었지만, "내 사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 결정적으로 그만두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대형 스튜디오에서의 메인 실장 역할에는 사진 이외에도 여러가지 신경 써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는 업계의 어떤 "정형화 된 틀"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고요.

Q 어떻게 보면 좀 위험할 수도 있는 선택인데, 큰 도전을 하셨네요.

A 그렇죠 ㅎㅎ 저로서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자신도 있습니다.

Q 그럼 평소 사진에 대해 갖고 계시던 철학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철학이라 ㅎㅎ 너무 거창한 것 같긴 한데, 제가 예전부터 소위 '이단아' 기질이 있었다고 해야 하나요? 스튜디오에서 일할 때도 항상 '다름'을 추구했었습니다. 매번 같은 일의 반복이지만 하나라도 다른 구도, 다른 조명, 다른 노출, 다른 포즈를 만들어보자, 그리고 그 것에 대해 항상 후배들에게 얘기해 주었습니다.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고요. 같은 물건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수 없이 경험해 와서 그런 것 같습니다.

"스튜디오에서 일할 때도 항상 '다름'을 추구했었습니다. 매번 같은 일의 반복이지만 하나라도 다른 구도, 다른 조명, 다른 노출, 다른 포즈를 만들어보자, 그리고 그 것에 대해 항상 후배들에게 얘기해 주었습니다.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고요. 같은 물건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수 없이 경험해 와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지 다르게, 특이하게 찍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 안에는 작가의 전문성이 들어가야 합니다. 결국 웨딩을 중심으로 한 상업적 성격을 지니는 사진에 대해서 고객이 원하는 개별적 수준과 퀄리티를 보장해야 하고, 시대가 흐르면서 유행에 따라 색감이나 앵글의 느낌을 다르게 표현해야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진의 근본적인 메커니즘은 변하지 않는다고 보는데, 그러한 근본성과 시대적 요구를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프로페셔널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다름과 전문성, 어찌 보면 사진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이 시대에 그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계시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이제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시면서 추구하고 있는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A '완성도 있는 사진' 그리고 '디테일에 강한 사진' 정도가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진을 광고업계에서 처음 배웠는데, 당시 느낀 것이 한 컷, 한 컷에 대한 정성이었습니다. 또한 사진 속에 담겨져 있는 피사체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사진이 전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얼마나 적절하게 배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그런 것을 바로 '완성도'라고 생각하고요. 이런 생각들이 저희가 '작가'라고 불리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요즘은 자연스러운 사진이 대세에요. 그런 시대에 제가 약간 올드 스타일 일 수 있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신랑신부 본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려는 마음도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신랑 신부님께서 전문 모델은 아니시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일종의 '디렉팅' 이나 '연출'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디테일을 잡아낼 수 있는 것도 경험 있는 작가의 힘이겠죠. 가볍지 않은 사진을 추구하면서 디테일을 잡아 내어 화보같은 느낌을 살리는게 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사실 셀프웨딩이라는 떠오르는 분야에서 일종의 '프리미엄 브랜드' 라고 할까요? 어떤 독특한 컨셉이나 업체별 차별성과 같은, 결과물의 다양성이 좀 부족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것이 좋으니까요. 기존 스튜디오 사진이 갖고 있던 장점에 최근 트렌드인 자연스러움을 결합하는 사진, 좋은 생각 같습니다.

A 맞아요. 자연스러우면서도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 사진, 그래서 제가 이번에 기획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Romantic 2514'라고 하는 것입니다. 가깝게 지내던 드레스, 메이크업 쪽 지인과 함께 런칭하는 프로젝트인데, 기존 셀프웨딩 시장엔 없는 '프리미엄 웨딩 포토그라피' 라는 영역을 개척해보려고 노력중입니다.

Q  아무래도 사진 관련한 일을 오래 하셨는데 혹시 일 하시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 아니면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나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은 '하리수 미키정 리마인드 웨딩' 사진입니다. 하리수님 결혼 하실 때 인상 깊게 봤는데  리마인드 촬영을 직접 하게 되어서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사진 자체가 잘 나오기도 했지만 두 분이 워낙 사랑스러우셔서  찍으면서 너무 즐거웠고요.

Q  일 관련 이야기만 너무 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것도 궁금해요. 혹시 결혼하셨어요?

A 네! 아들이 두 명이나 있는걸요. Wanny 라는 이름도 작은아들 완(Wan), 아내 은(Eun), 큰 아들 율(Yul)을 합쳐서 만든 합성어에요.

Q  아빠로서의 삶은 어떤가요?

A 아빠가 된 이후에 웃음이 많아졌어요. 사실 예전에는 좀 스스로 엄격한 면이 있었는데, 요즘은 집에 가서 아들 녀석들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그렇게 자주 웃다 보면 사진에서도 그런 부분이 반영이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촬영장에서도 많이 웃게 되고 마음도 여유로워지는 것 같아요.

Q 촬영장에서 장난도 많이 치시는 건가요?

A 제가 촬영 자체는 즐겁게 하는 것을 좋아해서요. 그리고 제가 좀 풀어져야 신랑신부님도 자연스럽게 풀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억지로 웃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진행하면서 가끔씩 장난을 치면 신부님이 어이가 없어서라도 웃게 되는데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찍으면 신부님이 평소엔 보지 못했던 자신의 자연스러운 웃음이 묻은 사진이 나오게 되더라고요.

Q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웨딧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된 하루였습니다.

WEDIT이 만난 최정후 작가님은 재미있고 유쾌하고 시원한 사이다 같은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사진에 관해서는 엄격한 '작가', '프로'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랜 경력의 소유자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연구하는 모습에서 작가에 대한 신뢰가 이런 부분에서 생기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시작과 도전 앞에 서 있는 저희의 모습과도 겹쳐서 오히려 많은 에너지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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