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너답게, 우리답게 소풍 결혼식

경험담

영원히 새겨지는 반지모양 타투로 반지를 대신하고, 함께 걸어 나가는 삶을 살자는 약속을 담은 컨버스 운동화로 예물교환을 대신한 두 사람의 결혼식.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 '우리다운' 결혼식을 올린 유하연님의 결혼식 인터뷰를 지금 만나보세요.   

 

Q 배우자 분과 어떻게 만나셨고 연애는 얼마나 하셨나요? 

A 우리는 같은 대학교 CC였어요. 2010년 봄학기에 오빠가 복학을 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같은 전공이다보니, 수업도 같이 듣고 학회도 2개나 같이 하면서 친해졌어요. 연애 시작 전에 무려 주 6일 이상 얼굴을 보는 상황이었어요. 함께 하는 시간도 많고, 대화도 깊게 나누다보니 어느새 서로 좋아하고 있더라고요. 햇수로 6년 만나고 결혼했어요. 

Q 나만의 특별한 결혼식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A 오래 만나다보니까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 나눴어요. 저는 한국의 결혼 문화에 대한 문제인식을 오래전부터 해왔었고, 오빠도 비슷했어요. 결혼식을 준비하며, 그동안 결혼 문화에 대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은 하지 않기로 했어요. 오직 신부만 주인공이 되는 결혼식도 싫었고, 인형처럼 대기실에 앉아있는 신부가 되기도 싫었고, 30분만에 후딱 해치워버리는 결혼식은더더욱 싫었어요. 그리고 제 결혼식 로망이 야외 결혼식이었어요. 우리 결혼식은 무조건 야외!결혼날짜를 잡고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면서 우리 결혼식은 우리가 직접 ‘우리답게’ 준비해보기로 했어요. 

Q 평범하지 않은 결혼식을 한다고 주변에 이야기 했을 때 반응은 어땠나요?

A 우리는 우리를 평범하다 말하지만, 주변에서는 우리를 평범하다고 말하지는 않는 편이에요. 그러다보니 결혼식을 우리답게 하겠다고 했을때, 기대한다는 반응이 좀 더 많기도 했고요. 물론 어른들은 걱정도 좀 하셨어요. 그러나 워낙 우리가 (부모님 입장에서) 평범하지 않는 아들딸이었기 때문에 양쪽 부모님도 점점 그런가보다.. 하시더라고요. 

Q 스몰웨딩을 한다고 하였을 때 가장 큰 반대는 누가했나요?

A 딱히 반대하는 분은 없었어요!    

Q 결혼식 식은 언제부터 준비하셨고 준비기간이 얼마나 걸리셨나요?

A 결혼식 날짜는 5월즈음 정했고, 상견례는 6월에 했어요. 둘다 일이 좀 바빠서 8월 초에 메이크업 예약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어요. 우리가 좀 늦게 준비한 편인거 같더라고요. 

Q 결혼 준비를 하면서 우선순위가 있었다면, 그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하셨나요? 

A 우리는 오빠보다는 제가 좀 더 기준이 높고 취향도 확실하다보니, 오빠가 저한테 많이 맞춰주었어요. 결혼식 컨셉을 잡는 것도 제 의견이 좀 더 많이 반영되었고요. 결혼 준비를 하면서 대화를 굉장히 많이 나누었어요. ‘우리답게’라는 것을 어떻게 정의할것 인지 얘기를 제일 많이 나누었던 것 같아요. 

Q 결혼식 장소에 대한 정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A우리는 혁신파크 야외 공간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여기가 오빠 일터에요. 봄이 되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가을에도 단풍이 예쁜 공간이라 원래 좋아하는 곳인데요. 원래 결혼식을 올리는 공간은 아닌데 결혼식을 올려도 예쁘겠다고 생각해서 대관을 추진하게 되었어요. 

Q 사진, 드레스, 메이크업, 한복 등의 정보는 어디서 얻으셨나요?   

A 평소 메이크업을 대충(?) 하고 다녀서, 저한테 잘 어울리는 메이크업 스타일을 몰랐어요. 그래서 일부러 데일리메이크업을 추가로 신청해서 웨딩 전에 메이크업을 받아보는 방식으로 베타 테스트를 했던거죠. 잘 하는 업체를 찾는 방법이 되기도 하고, 나한테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는데에 도움도 되더라고요.

사진은 사진 잘 찍는 믿음직한 친구와 공간 데코를 담당해준 분의 짝꿍(!)께 사진을 부탁드렸어요. 아예 처음부터 업체 컨택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영상도 주변친구들에게 부탁했고요.

야외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만큼 공간 데코가 메인 이슈였어요. 그래서 주변에 물어물어 공간디자이너를 찾았고, 한 다리 거쳐 공간디자이너와 만나게 되었어요. 제가 그려왔던 결혼식의 이미지를 핀터레스트로 수집해서 전달하고, 계속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발전시켰어요. 전체 분위기를 위해서는 꽃도 정말 중요했어요. 마침 오빠회사 동료였던 분이 퇴사를 하고, 플로리스트로 꽃작업을 하고 있어서, 부케와 부토니에, 화관, 공간 꽃 데코 등을 부탁하게 되었어요.  

가을 소풍 느낌을 주는 결혼식 드레스 

Q 결혼식 준비 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제일 많이 손이 갔던 부분은 역시 데코. 전반적인 공간 데코 이외에도 꽃장식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담당해주셨던 분들과 많이 만났어요. 제 취향이 확실한 편이기도 했고, 담당해주셨던 분들이 센스가 진짜 좋으셨기에 전반적인 공간 디자인이 정말 예쁘게 완성되었어요. 

Q 직접 DIY로 준비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청첩장을 직접 작업햇어요. 웨딩용으로 사진을 따로 촬영하지 않았고, 저희의 6년의 스토리가 담긴 청첩장을 만들었어요. 우리의 이야기를 오빠와 저의 각자의 시선에서 담는 방식으로 만들었어요. 오빠가 쓴 글을 보면서 뭉클함도 많이 느끼고, 제가 글을 쓰면서 처음만났을때부터 우리가 함께 성장해온 이야기를 정리한 것도 좋았어요. 결혼에 대한 고민, 생각도 많이 정리할 수 있었고요. 아, 순서지, 스티커 등도 제가 직접 작업해서 준비했어요. 

 

결혼반지 교환대신, 예물로 스니커즈를 신부에게 신겨주는 신랑 

Q ‘내 결혼식에선 이런 점이 정말 특별했다!’ 하시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A 우리는 둘다 반지를 잘 안끼고, 커플링도 없어요. 그래서 결혼식만을 위해 반지를 맞추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오빠한테 반지대신, 타투를 하자고 제안했고, 오빠도 쿨하게 동의를 해주어서 (지우지않으면) 영원히 새겨지는 타투로 반지를 대신했어요. 그러다보니 교환할 예물이 없어진거죠. 그래서 ‘뭐, 우리다운 예물 없을까?’ 고민하다가 컨버스 운동화를 예물로 결정했어요. 불편한 구두보다는 자연스럽게 편한 컨버스. 자연스럽게, 나답게, 너답게, 그래서 우리답게, 함께 걸어나가는 삶을 살자는 약속의 의미를 담은 컨버스 운동화로 예물 교환을 했어요.

그리고 결혼식을 곱씹을수록 정말 좋았던 부분이 음악이에요. 캐비넷 싱얼롱즈로 활동하셨었던 오빠 동료분께 부탁해서 트럼펫, 키보드 등 4인조 밴드를 초청(?)해서 입장 전부터도 결혼식장에 계속 배경음악이 흐르게 했었는데요. 밴드분들의 음악이 공간 분위기를 굉장히 낭만적이고, 로맨틱하게 만들어주셨어요. 두고두고 감사한 부분이에요. 입장, 축가, 퇴장 등 음악이 필요한순서에도 잘 연주해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또 축가를 누군가에게 부탁하기 보다는 셀프로 준비하기로 했어요. 축가로 어떤 노래를 부를까 고민하다가 연애 초부터 좋아했던 달콤한비누의 ‘서투른 노래’로 결정했어요. 서투른 우리가 만나면서 사소한 우리 이야기를 쌓아 나가는 여정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면서요. 하객분들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우린 나름대로 정말 재밌었어요.

Q 연예인, 혹은 다른 사람의 스몰웨딩을 참고 하셨나요?

A 해외사진들을 많이 참고했어요. 주변에 셀프웨딩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지인이 없었기때문에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일이 어려웠어요. 핀터레스트로 사진을 스크랩하면서 구체화시켰어요. 

 Q 두 사람이 결혼식에서 전하고 하고 싶었던 메시지 또는 테마가 있었나요?

A일관성있게 계속 끌고 갔었던 컨셉은 ‘자연스럽게, 우리답게’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사소하지만 소중한 우리의 ‘ordinary story’를 메인 메시지로 잡았고, 데코와 식순도 형식적이지 않게 끌고 가려고 신경을 많이 썼어요. 모던하고 세련된 디자인보다는, 부자연스러운 것들은 지양하면서 ‘country & rustic’ 스타일의 디자인으로요.

Q 가장 인상적,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으시다면 얘기해주세요.

A 오빠가 나무에서 짚라인타고 내려오면서 신랑입장을 했어요. 주변에서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충격(!)적이라고 이야기하시는 신랑입장. 유쾌하고 즐거웠어요.

Q 내가 스몰웨딩을 하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셀프로 진행하다보니, 일과 병행하며 준비하기엔 하나하나 챙겨하는 일들이 너무 많아서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했지만요. 오빠와 결혼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우리의 결혼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구요.

Q 반면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요?

A 결혼식 준비를 더 일찍 준비를 시작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일과 병행하는 만큼, 힘든건 어쩔 수 없었을 것 같기도 해요.

Q 준비 하면서 가장 공들인 부분이 있다면요?

A 제 취향에 완벽히 맞는 드레스를 찾기위해 꽤 많은 시간을 썼어요. 제 사이즈를 구석구석(?) 재서 정보를 보내주면, 해외에서 수작업으로 맞춤 제작해서 배송해주는 셀러에게 드레스를 구매했어요. 제 로망중에 하나가 결혼기념일마다 여행가서 드레스 입고 리마인드 웨딩사진 찍는 건데요, 그 로망을 이루기 위해 드레스 대여가 아닌 구매로 진행했어요. 그래도 20만원 조금 넘는 가격으로 구매했던 거라 가격은 적절하다고 생각해요. 오빠 예복은 제 드레스와 잘 어울릴만한 소재, 스타일로 이태원에서 맞췄어요.

Q 결혼식 준비 / 당일 / 예식 후로 각각 나눴을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A 결혼식 준비때는 시간 문제. 낮시간에 해결해야하는 일들이 은근히 많은데, 일하다보면 당일에 해결을 못하고 다음날로 넘어가게되는 일들이 좀 많았어요.

당일에는 추위가 가장 컸어요. 야외에서 진행하는 결혼식이었기 때문에, 날씨가 엄청 중요한 이슈였어요. 비가 계속 내려서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 plan B도 마련해두었는데, 다행히 당일에는 날씨가 굉장히 맑았어요. 그러나 전년대비, 급격히 낮아진 기온때문에 예상치 못한 추위에 드레스 입고 덜덜 떨었어야했어요.

예식 후에는 정리가 메인 이슈였는데, 감사하게도 우리에겐 좋은 친구들이 많았어요. 셀프로 세팅한 만큼 예식 후 손수 정리해야하는 일들이 많았는데, 우리가 식사하는동안 정리를 다 해주어서 바로 쉬러갈 수 있었거든요. 푹 자고 일어나니, 피곤함도 다 풀렸고요. 그래서 예식 후에는 힘든건 없었던 것 같아요. 

Q 스몰웨딩을 준비하는 신부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사실, 결혼식을 준비할 때, 신부의 취향, 의견에 맞추어 진행되는 부분이 많잖아요. 그때, 건강한 마인드의 신부가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졌던 ‘첫 마음’을 잘 지킨다면 결혼 문화가 많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해요. 힘들겠지만, 소신을 지킬수록 더 애틋하고 소중한 결혼식이 될 수 있을 거라 장담해요!

Q 두 사람에게 두 사람의 결혼식은 어떤 의미였나요?

A 더 이상 나를 설명하지 않아도, 세상에서 나를 제일 잘 아는 사람. 내가 어떤 모양일지라도 내 편이 되어주고, 곁에 있어주며 사랑해줄 사람. 서로가 서로의 단단한 배경이 되어주고, 서로의 삶을 지지하고 위로하며, 같은 방향을 향해 손 꼭 잡고 우리를 위한 선택을 해 나갈 여정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며 약속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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